엔비디아의 반박과 거품론자들의 공방

잘나가는 기업은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실적으로 증명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 주식 시장의 주인공인 엔비디아가 말이 많아졌다.

영화 ‘빅 쇼트’의 주인공이자 하락장 베팅의 귀재 마이클 버리를 포함해, 곳곳에서 “이거 거품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오자 이례적으로 반박 메모까지 돌리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콧대 높던 엔비디아가 해명 자료를 돌린 이유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애널리스트들에게 반박 메모를 배포했다.

핵심은 “우리는 사기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 엔비디아의 재고가 쌓이고 있고,
고객들이 돈을 낼 능력이 없다는 루머가 돌자,
이를 재무제표로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심지어 엔론이나 월드컴 같은 과거 회계 부정으로 몰락한 기업들과 비교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젠슨 황 CEO 역시 “블랙웰 칩은 없어서 못 판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은 그 자신감 뒤에 숨겨진 다급함을 읽기 시작했다.

메타가 구글의 칩을 쓴다는 소식에 주가가 휘청이자마자 이런 해명이 나왔기 때문이다.

왜 거품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천하의 엔비디아가 왜 이렇게 여론전에 공을 들이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5단계로 파고들면 AI 시장의 위태로운 구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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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엔비디아는 일일이 반박에 나섰는가?

단순한 비판을 넘어, 회계 부정이나 가공의 매출이라는 치명적인 의심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뢰의 문제다.

2. 왜 시장은 압도적 실적을 보면서도 회계 부정을 의심하는가?

매출 증가 속도가 비현실적으로 빠르고, 그 매출의 대부분이 소수의 빅테크 기업(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에 쏠려 있어 서로 짜고 치는 매출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3. 왜 빅테크 기업들의 구매력이 의심받는가?

그들이 수십조 원을 들여 칩을 사가고는 있지만, 정작 그 칩으로 만든 AI 서비스로 그만큼의 돈을 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실수요가 아닌 미래를 위한 사재기 성격이 짙다.

4. 왜 지금의 사재기가 문제가 되는가?

경쟁사인 구글이나 메타가 자체 칩(TPU 등) 개발에 성공하거나, AI 수익 모델이 검증되지 않아 투자를 줄이는 순간, 엔비디아의 매출 절벽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5. 결국 근본적인 공포의 원인은 무엇인가?

지금의 주가는 ‘영원한 독점’과 ‘무한한 성장’을 전제로 형성된 가격인데, 하드웨어의 복잡성으로 이익률은 떨어지고 경쟁자는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이 거품이 꺼지면 그 충격은 닷컴 버블 이상일 것이라는 공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수익성 악화

엔비디아는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뼈아픈 사실 하나는 인정했다. 최신 칩 블랙웰이 너무 복잡해서 이전 모델보다 마진(이익률)이 낮고, 보증 비용도 많이 든다는 점이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걸 만들어 팔아서 남기는 돈의 비율은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는 “앞으로도 돈을 쓸어 담을 것”이라는 환상에 작은 균열을 낸다.

정리하자면,

젠슨 황은 “구글의 성공이 기쁘다”며 여유를 부렸지만, 자사 칩이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는 말을 덧붙이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시장은 기묘한 동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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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우리는 건재하다”고 외치고,
투자자들은 그 말을 믿고 싶어 하면서도 뒷문으로는 도망갈 준비를 한다.

화려한 AI 축제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할 것인지,
그리고 그 끝에 진짜 돈을 버는 사람이 누구일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의 적극적인 해명은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파티가 끝나가는 것을 가장 먼저 눈치챈 주인의 초조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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