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문과생도 된다는 말. 정리해봄

나 문과 출신이고 개발 못 함.

그런데 요즘 이런 류의 이야기가 계속 눈에 들어옴.
“문과도 AI 쓰면 된다”, “코딩 몰라도 문제정의만 잘하면 된다”, “질문력이 경쟁력이다” 이런 것들.

솔직히 처음엔 좀 희망적으로 읽었음. 근데 곱씹을수록 이게 마냥 좋은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내 생각 정리해봄.

“문과도 된다”는 말, 왜 듣기만 좋고 찝찝한가

“문과도 된다”는 말, 듣기 좋은데 현실은 다름.

나도 최근에 ChatGPT 쓰고, 업무 자동화 좀 해보려고 했음.

근데 실제로 해보면 벽이 바로 옴. API 연결하려면 코드 만져야 하고, 데이터 정리하려면 구조를 알아야 하고, 뭔가 제대로 굴리려면 결국 이런거 저런거 찾다보면 처음부터 공부하게 됨.

그래서 솔직한 불만은 이거임.

“문제정의가 중요하다”는 말은 맞는데, 그 문제정의를 실행으로 옮기는 중간 과정이 여전히 기술임.

질문 잘한다고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질문을 실행 가능한 형태로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슬쩍 넘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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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만 잘하면 된다”로 포장하면 교육 팔기엔 좋겠지.

근데 현장은 안 그럼.

그리고 하나 더.

이런 이야기의 출처가 대부분 교육 사업하는 사람들이라는 거.

업스테이지도 교육 사업 하고, 패스트캠퍼스, 코드잇, 이런 데도 다 “비개발자도 AI” 마케팅 함.

결국 이 서사의 최대 수혜자는 교육 플랫폼임.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 맥락을 알고 들어야 한다는 거.

희망회로 끄고 보면, 진짜 걱정되는 3가지

첫째, 역량 착시.

“나 프롬프트 잘 짜니까 AI 시대 준비 됐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질 것 같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직업이 된다고 한 게 2023년인데, 지금 그 타이틀로 채용하는 데 거의 없음.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건 지금 배운 스킬이 6개월 뒤에 쓸모없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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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구조적 문제는 안 바뀜.

“심리적 안전이 필요하다”, “파일럿 돌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성과가 보상돼야 한다”

이거 다 맞는 말인데 한국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게 가능함?

대기업은 보고 체계가 경직돼 있고, 중소기업은 그런 거 시도할 시간이 없음.

“질문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하는데, 한국 조직에서 윗사람한테 “저 이거 모르는데요”라고 말했다가 그냥 무능한 놈 취급받는 경우가 현실임.

문화가 안 바뀌면 개인의 태도 변화는 한계가 있음.

셋째, 양극화.

AI 잘 쓰는 소수가 생산성을 극대화하면, 회사 입장에서 사람이 덜 필요해짐.

“AI로 누구나 성과를 낸다”가 아니라 “AI 잘 쓰는 몇 명이 나머지를 대체한다”가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 아닌가. 솔직히 이게 제일 걱정임.

감정 빼고 냉정하게, 돈 되는 지점은 어디인가

감정 빼고 냉정하게 보자, 돈이 되는 지점이 보이는지.

1. AI 교육/컨설팅은 확실히 돈이 됨.

이건 부정할 수 없음.

지금 시장이 “모두가 AI를 배워야 한다”는 공포 마케팅 위에 서 있음.

그리고 그 공포가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님. 그래서 교육 수요는 계속 있음.

기업 대상 AI 교육, 임원 대상 워크숍, 직무별 AI 활용 과정

이쪽은 단가도 높고, B2B로 가면 매출 규모도 큼.

지금 교육 콘텐츠 만들 수 있는 사람이면 진입할 만함.

2. “번역자” 역할.

이 분석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은 부분이 이거임.

기술을 아는 사람과 현장을 아는 사람 사이에 통역해주는 역할.

개발팀한테 “이거 만들어주세요” 할 때 요구사항을 제대로 정리해서 전달하고, 결과물이 현장에 맞는지 검증하는 사람.

이건 PM이나 PO 역할인데, AI 시대에 이 포지션의 가치가 올라감.

현업 도메인 지식 + AI가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가진 사람은 아직 드뭄.

3. 특정 도메인 × AI 자동화.

범용적으로 “AI 잘 씀”은 차별화가 안 됨.

근데 특정 업종의 반복 업무를 AI로 자동화해서 솔루션으로 파는 건 됨.

예를 들어 부동산 계약서 검토, 병원 접수 데이터 정리, 물류 재고 예측 같은 거.

좁고 깊은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이 AI를 도구로 써서 자동화하면 그게 그대로 사업이 됨.

이게 “문제정의가 중요하다”의 실제 돈 되는 버전임.

4. 콘텐츠 퍼스널 브랜딩.

“비개발자가 AI로 이렇게 했다” 류의 콘텐츠는 조회수가 나옴.

왜냐면 비개발자가 압도적 다수니까. 공감할 사람이 많음.

유튜브든 블로그든 뉴스레터든, 이 포지셔닝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오디언스를 모을 수 있고, 오디언스가 모이면 교육이든 컨설팅이든 붙일 수 있음.

결국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을 가르는 한 가지

솔직히 “문과도 된다”는 반만 맞음.

정확히 말하면 “문과도 되긴 하는데, 아무나 되는 건 아니고, 최소한의 기술 리터러시 + 특정 도메인 깊이 + 실행력이 있어야 됨.”

근데 이렇게 말하면 안 팔리니까 “질문만 잘하면 된다”로 포장하는 거.

그래도 방향 자체는 맞다고 봄.

AI가 점점 쉬워지는 건 사실이고, 2~3년 전보다 비개발자가 할 수 있는 범위가 확실히 넓어졌음.

근데 중요한 건 “언젠간 되겠지”가 아니라 지금 당장 뭐라도 만들어보는 거임.

사이드 프로젝트든, 업무 자동화든, 뭐든.

손에 결과물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AI 시대에 더 벌어질 거임.

그리고 솔직한 한마디 더 하면, 이런 글 읽고 “오 나도 해야지” 하고 브라우저 닫는 사람이 95%임.

나머지 5%가 실제로 뭔가를 만들어보고, 그 5% 안에서 돈이 됨.

결국 어느 시대든 실행하는 사람이 가져가는 건 똑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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